냉동이 지켜 주는 것과 못 지켜 주는 것
냉동은 세균이 자라는 것을 멈추게 해서 음식을 오래 보관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세균을 죽이는 것은 아니어서, 녹이면 다시 자라기 시작합니다. 또 냉동실 안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수분이 빠지고 기름이 산화하면서 맛과 식감은 조금씩 떨어집니다. 그래서 냉동실은 영원한 보관함이 아니라 시간을 벌어 주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맞습니다. 가정용 냉동실은 영하 18도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기준이고, 문을 자주 여닫거나 너무 꽉 채우면 온도가 오르기 쉬우니 정리해 두는 것도 보관의 일부입니다.
맛을 덜 잃게 얼리는 법
얼리는 속도와 포장 상태가 해동 뒤의 맛을 좌우합니다. 천천히 얼수록 재료 속에 큰 얼음 결정이 생겨 녹을 때 즙이 많이 빠지고 식감이 무릅니다. 얇고 납작하게 펴서 얼리면 빨리 얼고, 녹을 때도 고르게 빨리 녹습니다.
- 상하기 직전이 아니라 사 온 날이나 만든 날, 신선할 때 얼린다
- 한 번에 쓸 양씩 나눠 담는다
- 지퍼 백은 공기를 최대한 빼고 납작하게 편다
- 금속 쟁반 위에 올려 얼리면 더 빨리 언다
- 다 얼면 세워서 책처럼 꽂아 두면 찾기 쉽다
- 내용물과 얼린 날짜를 적는다
냉동 화상과 냄새 배임 막기
냉동실에 오래 둔 고기 겉면이 하얗게 마르고 질겨진 것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냉동 화상이라 불리는 현상으로, 공기에 닿은 표면의 수분이 날아가서 생깁니다. 먹어도 위험하지는 않지만 맛과 식감이 크게 떨어지므로, 그 부분을 잘라 내고 쓰는 것이 낫습니다. 막는 방법은 공기와의 접촉을 줄이는 것입니다. 랩으로 밀착해 싼 뒤 지퍼 백에 한 번 더 넣거나, 밀폐 용기에 빈 공간이 적게 담습니다. 냄새가 강한 음식은 따로 밀봉해 다른 음식에 냄새가 배지 않게 합니다.
냉동에 잘 맞는 것과 아닌 것
모든 음식이 냉동에 잘 맞는 것은 아닙니다. 고기, 생선, 빵, 밥, 떡, 데친 채소, 국과 육수는 잘 얼고 녹여도 쓸 만합니다. 반면 상추나 오이처럼 수분이 많은 생채소는 녹으면 흐물흐물해집니다. 익힌 감자는 식감이 푸석해지기 쉽고, 마요네즈로 버무린 음식은 분리되기 쉽습니다. 껍데기째인 날달걀은 얼면 부피가 늘어 껍데기가 깨질 수 있습니다. 두부는 얼리면 구멍이 숭숭 나는 쫄깃한 식감으로 바뀌는데, 이 식감을 좋아해 일부러 얼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채소는 생으로 얼리기보다 살짝 데쳐 물기를 빼고 얼리면 색과 식감이 덜 변합니다.
해동은 냉장고에서가 기본
가장 안전한 해동은 냉장고에서 천천히 녹이는 것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니 전날 밤 냉동실에서 냉장실로 옮겨 두는 습관을 들입니다. 즙이 다른 음식에 떨어지지 않게 그릇에 담아 아래 칸에 둡니다. 급할 때는 밀봉한 채로 찬물에 담그고 물을 30분쯤마다 갈아 주면 냉장 해동보다 빨리 녹습니다. 전자레인지의 해동 기능은 가장 빠르지만 가장자리가 먼저 익기 쉬워서, 녹인 뒤 바로 조리해야 합니다. 식탁이나 싱크대 위에 그냥 두는 실온 해동은 겉이 먼저 녹아 세균이 자라기 좋은 온도에 오래 머물기 때문에 피합니다.
얼린 채로 바로 조리해도 되는 것
모든 것을 녹인 뒤 조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냉동 만두, 데쳐서 얼린 채소, 얇게 썬 고기, 얼린 육수와 국은 얼린 채로 바로 익혀도 됩니다. 이때는 조리 시간이 녹인 것보다 길어지므로 속까지 충분히 익었는지 확인합니다. 덩어리가 큰 고기나 통닭은 겉만 익고 속이 덜 익기 쉬우니 녹여서 조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냉동 식품은 포장에 적힌 조리 방법을 따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얼린 밥은 전자레인지에 바로 데우면 갓 지은 밥에 가까운 식감이 납니다.
다시 얼려도 될까
한 번 녹인 것을 다시 얼리면 맛과 식감은 확실히 떨어집니다. 안전 면에서는 어떻게 녹였느냐가 기준입니다. 냉장고에서 녹여 계속 차갑게 유지된 것은 익히지 않고 다시 얼려도 되지만 품질은 나빠집니다. 찬물이나 전자레인지로 녹인 것은 바로 익힌 뒤에만 다시 얼립니다. 실온에 오래 둔 것은 다시 얼리지 않습니다. 날고기를 녹여 익힌 요리는 식혀서 다시 얼려도 됩니다. 이런 고민을 줄이려면 처음부터 한 번 쓸 양씩 나눠 얼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흔한 실수와 버려야 하는 신호
냉동실이 정전이나 고장으로 꺼졌다면 문을 열지 말고 기다리는 것이 온도를 지키는 데 유리합니다. 다시 켠 뒤에는 녹았던 흔적이 있는지 살핍니다. 아래와 같은 실수는 흔하니 한 번 점검해 봅니다. 냄새나 겉모습만으로 안전을 판단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니 애매하면 버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녹았다 다시 언 흔적이 있거나, 언제 넣었는지 모르는 음식은 무리해서 먹지 않습니다.
- 따뜻한 음식을 식히지 않고 바로 냉동실에 넣는다
- 날짜를 적지 않아 언제 넣었는지 모른다
- 큰 덩어리째 얼려 쓸 때마다 전부 녹인다
- 녹인 날고기의 즙이 다른 음식에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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